겨울풍경, 눈 위에 남은 고향_수채화 [강신아 작가 제공]

강신아 작가가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1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오랜 시간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미뤄왔던 그녀가 30여 년 만에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며 선보이는 전시다. 자연과 일상을 수채화로 담아낸 작품들이 공개되며, 담담한 화면 속에 조용한 온기가 스며 있다.

◇ 예술적 감수성이 돋보였던 어린 시절

강신아 작가는 공직에 헌신한 아버지와 단정하고 온화한 어머니 사이에서 따뜻한 가정의 분위기 속에 성장했다. 2남 3녀 중 셋째 딸로 자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표현력과 감성이 뛰어났다.

학창시절부터 글짓기와 독후감을 즐겨 썼고, 그림에도 깊이 몰입하며 학교와 지역 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했다. 이러한 경험은 예술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전남대학교 미술교육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미술학원을 직접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고, 많은 제자들에게 예술적 기반을 만들어 주며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확신을 더욱 굳혔다.

강신아 작가

◇ 가정과 예술 사이, 균형을 지켜낸 시간

결혼 이후 그녀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전업으로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웠지만, 틈날 때마다 붓을 잡으며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남편은 군에서 책임 있는 보직을 맡아왔으며, 2024년 7월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남편이 전국 각지로 발령을 받아 이동하는 동안, 강신아 작가는 수차례 이사를 반복하며 낯선 환경 속에서도 가정을 단단히 지켜냈다. 군인 아내로서의 내조, 두 자녀의 양육, 가족의 정서적 중심을 책임지는 일은 그녀의 일상이었다.

작업 시간이 줄어들었을 뿐, 예술에 대한 마음은 단 한 번도 식지 않았다. 그 세월은 오히려 책임감과 인내를 길러 주었고, 조용히 쌓인 감정의 결은 내면을 한층 깊게 만들었다. 이 경험은 고스란히 그녀의 작품으로 스며들었다.

가을풍경, 단풍이 머무는 길_수채화 [강신아 작가 제공]

◇ 미뤄둔 시간 끝에, 다시 ‘나’를 그리기 시작하다

두 자녀가 성장해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강신아 작가는 비로소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강 작가는 “캠퍼스 잔디밭에서 크로키하던 미대생이 아내로, 엄마로 지내다 보니 어느새 30년이 지나버렸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붓을 듭니다. 인생 2막은 수채화처럼 맑고 경쾌하게 그려보고 싶습니다.” 라며 웃어보였다.

강 작가의 말에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려는 단단한 의지가 느껴졌다.

◇ 쉬어간 시간만큼, 그녀의 예술은 더 깊어졌다

화려한 색이나 극적인 장면을 앞세우기보다, 익숙한 풍경과 고요한 순간을 통해 깊이 있는 감정을 드러낸다. 그녀의 그림에는 시간이 만들어낸 결이 차분히 스며 있으며, 보는 이의 기억을 조용히 불러낸다.

현재 강신아 작가는 사) 한국 전업 미술가 협회, 한국 현대 미술가 연합회, 사생 작가회 등에서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강신아 작가는 “가족들의 끊임없는 응원과 믿음이 있었기에 다시 작품 앞에 설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녀의 복귀를 응원하며, 앞으로 그녀가 어떤 깊이로 자신의 색을 확장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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