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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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22 - 3.6
마루아트센터 신관 1층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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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꽃으로 피어나게끔 영혼의 자유로운 발산을 허용한 꽃들과 오늘도 화지(Arches)위에서 만난다.
하늘이 주는 눈부신 햇살, 창공에 흩어지는 바람, 다리를 간지럽히는 꽃과 비바람에 쓰러진 야생초들!
입에 침이 고일 만큼 달콤한 그 기억들!
꽃과 햇살에 나부끼는 하얀 이불 흩청들...
이 겨울 북풍한설 몰아치고 온 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했으나 하얀 화지 위에서 소멸과 생성의 꽃세상을 그릴 수 있음은 축복 중 축복이다.
지난 여름 소나기 내린 후 산책길에 한약방에서 나는 한약재의 냄새가 언뜻 날아왔다.
고본꽃에서 나는 향기였다.
비에 쓰러진 흰색 접시꽃과 고본꽃!!!
나의 어여쁜 모델들이었다.
쪼그리고 앉아 고본 잎을 손끝으로 비벼 코에 가져다 댄다.
톡쏘는 향기가 코끝으로부터 전해져 온다.
문득 한약 방에서 나는 그 독특한 향기는 감초가 아니라 고본의 향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 고본꽃 뿐이랴 다알리아, 산국, 백일홍, 만병초, 그리고 수많은 꽃들이 나의 영혼의 손을 잡고 화폭 위로 인도하여 다시 태어나고 꽃 피어 나고자 한다.
화가와 모델은 영감의 씨줄이며 동행의 날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또 꽃을 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