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행복한 동산

▼

ARTIST : 이수영

2024.2.14 - 2.19

마루아트센터 신관 3층 4관

-

[작가노트]

   HOME : 행복한 동산

   행복(happiness)은 사전적으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로 추구하는 것이기에 각자 기준과 의미가 다르게 적용된다. 가장 인기 있는 정의는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라고 한다. 여기서 안녕(安寧)이란 평안하다는 의미이기에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특별한 사건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에게도 행복은 그러한 삶의 연속이다.

   소소하기 그지없는 이러저러한 일상, 화려하거나 특별한 즐거움은 없지만(오히려 당시에는 힘들어 눈물 흘리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눈부시게 빛났었다고 생각되는 기억들,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이 있는 나의 집, 찰나와 같이 지나가버리는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는 행복이다.

  〈HOME : 행복한 동산〉은 이러한 시간을 담았다.

  그림을 전공하고 20년 만에 첫 개인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그만큼 나의 아이들은 내 생각과 보는 방법의 기준이 되었다. 동양화를 전공하였기에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늘 관심 있는 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둘을 연결 지어 그림에 녹여내기가 어려웠는데, 어느 날 내 아이의 그림 속 세상엔 너무 자연스럽게 만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동양의 사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듯했다.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품 같은 자연은 인간의 도구가 아니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땅은 모든 생명의 비빌 언덕 같았다. 인간도 흙으로 돌아 갈 수밖에 없는, 비빌 언덕이 필요한 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다. 그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복잡하고 철학적인 생각들이 아이의 그림에서는 대단히 유쾌하고 단순명료하게 나타난다. 땅 위의 만물에 눈과 입을 그려 넣어 의인화함으로써 그것들이 인간처럼 숨 쉬고 있는 존재들임을 확인시킨다. 아이의 그림을 통해 잊고 살아왔던 동심을 경험하면서 나의 마음에도 다시금 생기가 도는 것을 느꼈다. 생각지 못하게 아이에게서 배우게 된, 어쩌면 다시 상기하게 된 그 동심으로 자연과 인간을, 또 행복의 기억들을 바라보고자 하였다.   

Home : Happy Garden

Happiness is defined in the dictionary as ‘a feeling of satisfaction and joy in one’s life or such a state. However, because many people pursue it as their ultimate goal in life, different standards and meanings are applied to each person. The most popular definition is ‘subjective well-being’. Well-being means peace. So it means a state in which there are no special events rather than joy. Happiness is a continuation of such a life for me too.

So small and various little daily life, nothing flashy or special joy (although at the time it was difficult and I shed tears), memories that I think were dazzling in hindsight, my home with my beloved children and husband, all the moments that pass by like a fleeting moment. Such times are happiness to me.

〈HOME: Happy Garden〉 captures these times.

  After majoring in painting, I prepared for my first solo exhibition in 20 years. Looking back on the past, my perspective on the world has changed a lot since I started raising my child. To that extent, my children have become the standard for my thoughts and way of seeing. Since I majored in oriental painting, the relationship between nature and humans has always been a topic of interest. Nevertheless, it was difficult to connect the two and incorporate them into the picture. But one day, I discovered that they meet very naturally in the world in my child's drawings. What oriental thinking was trying to say seemed to be like a child looking at the world. Nature, sometimes a friend and sometimes an embrace, was not a human tool. The earth, the source of all life, was like a hill of support for all life. Humans are nothing more than weak beings who have no choice but to return to dust and who need a hill on which to lean on. When we acknowledge it and are within it, we will be able to smile happily.

Complex and philosophical thoughts about nature appear in a child's drawings in a very pleasant, simple and clear way. By drawing eyes and mouths on all things on earth and personifying them, we confirm that they are breathing beings like humans. As I experienced the childhood innocence I had forgotten through the child's drawings, I felt my heart come to life again. I tried to look at nature, humans, and memories of happiness with the innocence of childhood that I had unexpectedly learned from my child, or perhaps recalled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