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청구전 후 성찰과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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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17 - 4.22
마루아트센터 신관 3층 4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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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2020년 6월, 박사 논문 최종 심사로 학위 청구전을 열었으며 그해 8월에 학위를 받았다. 이 전시는 졸업 후 논문과 작업을 돌아보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다른 시도를 해보면서 새로운 결말에 도달하는 연구의 여정에 관한 것이다.
박사 논문과 작품 발표 후 운 좋게도 연구를 소개할 기회가 생겼다. 작품을 디자인 잡지에 싣기도 하고 대학 특강과 세미나에 초청받아 연구 내용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뿐만 아니라 동물 상징 전문가가 된 것처럼 논문을 근거 삼아 여러 브랜드를 위해 새로운 동물 심벌마크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접근 방법으로 연구 내용을 반복해서 보다 보니 다른 결론의 가능성을 살펴보게 되었고 그도 충분히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당시는 졸업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점이 없지 않다. 오히려 졸업 후 시간을 보내며 순수하게 연구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었고,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거치며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2021년에는 책의 매체적 본질에 집중하여 『한국의 1970년대 동물 심볼마크』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디자이너 신건모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크기와 무게를 찾고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속도를 늦춰 고민한 결과로써 『한국의 동물상표 1970-1979』를 완성했다. 출판 과정에서 저작물 사용 허가를 받고자 상표 디자인 원작자에게 닿기 위해 애쓴 절차는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며 연구의 다른 결과를 설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상표를 출원한 개인 또는 기업에 연락을 시도하고, 원작자를 알 수 없거나 연락이 불가능한 경우 출원 대리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마저도 힘든 경우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문의하여 권리자 찾기 정보시스템에 상표 도안 저작권자를 찾는 게시물을 수백 건 작성하기도 했다.
이때 저작자 불명 상태를 부정적으로만 여기지 않고 누구의 것도 아닌 그래픽으로 살아남는 상상을 해보았다. 리브랜딩이 유행처럼 퍼지면서 그래픽 아이덴티티의 수명이 대폭 줄어든 오늘날, 사물에 종속되어 또 언젠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그래픽 파일로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계속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연구자이자 한 시대의 그래픽 디자인 경향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디자이너로서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서 2024년 지금, 새로운 연구 결론으로 ‘비어 있는 기호 상태의 1970년대 동물 심벌마크’를 제안한다. 물론 이 제안을 도출하는 데도 가치에 대한 고민과 선택을 위한 갈래들이 있었다. 따라서 여전히 이 연구는 또 다른 결론의 가능성을 품고 있으며, 연구자로서 이 연구를 통해 성찰과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